안녕하세요. 지금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서 어디라도 안 쓰면 미칠 것 같아 글 올려요. 제목이 전부예요. 30분 전에 일어난 일이고, 바로 옆 침대에 남친은 세상 모르고 등을 보이고 자고 있습니다.
오늘 1주년이었어요. 오라버니가 잡아준 창가 자리 좋은 레스토랑에서 코스 풀코스로 먹고, 선물로 명품백까지 받아서 기분 최고였거든요. 호텔로 넘어와서 침대 머리맡에 와인 두 잔 놓고 분위기 잡다가 오빠가 먼저 곯아떨어졌어요. 협탁 위에 오빠 폰이 충전 케이블 꽂힌 채로 화면이 깜빡이는데 괜히 촉이 오더라고요. 원래 남의 폰 보는 거 진짜 아닌 거 아는데 딱 한 번만, 한 번만 보자 싶었어요. 그게 이렇게 뒤통수 맞을 줄은 몰랐죠.
비번이 제 생일 네 자리라 바로 열렸어요. 카톡, 인스타 DM 싹 훑어도 되게 깨끗하더라고요. 역시 우리 오빠 믿을맨이다 하고 덮으려다 마지막으로 연락처에 제 번호 쳐봤어요. 당연히 '내사랑♥'이나 '자기'일 줄 알았죠. 근데 검색창에 뜬 제 이름이 딱 다섯 글자, '업소녀2'였어요.
처음엔 술 취해서 잘못 본 줄 알고 눈 비비고 다시 봤어요.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오타까지 나는데 몇 번을 쳐봐도 똑같아요. 혹시나 해서 '업소녀'라고만 검색했더니 소름 끼치게 '업소녀1', '업소녀3', '업소녀4'가 줄줄이 뜨는 거예요. 저는 여자친구가 아니라 그냥 번호 매겨 관리하는 리스트 중 하나였던 거죠.
저 오빠한테 진짜 다 퍼줬어요. 네일 모델하고 아트해서 번 돈 오빠 생일 선물에 다 쏟아붓고, 오빠 입맛 맞추려고 요리 학원까지 다녔어요. 제 과거가 좀 화려했던 건 사실이지만 오빠 만난 뒤로는 한 번도 딴짓한 적 없거든요. 그런데 저를 저렇게 저장해 놓고 1년을 만났다는 게 너무 모욕적이에요. 지금 당장 깨워서 따지고 싶은데, 혹시 오빠가 제 과거를 다 알고 저렇게 저장한 건가 싶어서 입이 안 떨어져요.
이거 다른 분들 보기엔 어때요? 원래 유흥 좋아하는 남자들은 여친도 저렇게 저장하나요? 제가 '2'라는 건 세컨드라는 뜻이에요? 머리가 하얘져서 아무 판단이 안 서요. 제발 좀 살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