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도권 모 호텔에서 15년째 프런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낮엔 초등 딸 등교시키고 밤엔 로비 지키는 게 일상이에요. 카운터 뒤에서 엘리베이터까지 한눈에 보이는 구조라 누가 몇 시에 들어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를 수가 없는 자리입니다.
한 달 전부터 매일 밤 10시 칼같이 나타나는 커플이 있어요. 정문 자동문 열리자마자 프런트에 서서 눈도 안 마주치고 키 받고, 그대로 7층 같은 호실로 올라가 딱 두 시간 채우고 12시에 체크아웃합니다. 청소팀도 이제 그 방은 그 시간대 비워두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불타는 사이구나 했죠. 근데 지난주 예약 명부 정리하다가 예약자 이름이랑 결제 카드 명의가 계속 어긋나는 걸 봤습니다. 호기심에 내부 시스템으로 결제 내역이랑 멤버십 정보 대조해봤더니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남자는 40대 초반에 깔끔하게 머리 넘긴 젠틀한 스타일, 여자는 30대 중반에 화장 진하고 옷발 세련된 미인인데, 남자가 매번 VIP 패키지를 자기 카드로 선결제해요. 그런데 그 카드 명의랑 실제 투숙자 정보 뜯어보니까 두 사람 다 따로 가정이 있는 유부남 유부녀였습니다.
여자는 프로필상 아이 둘 엄마로 나오고, 남자는 이 근방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분 사위더군요. 호텔 행사 때 명단에 몇 번 올라온 적 있는 사람이에요. 제가 어떻게 아냐고요? 15년 프런트 지키면 고객 성향 파악하는 건 숨 쉬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어제는 둘이 프런트 앞에서 장난치는데 여자 가방이 벌어지면서 폰 화면이 보이더라고요. 배경이 어린아이 두 명 사진이에요. 그걸 보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고 손이 덜덜 떨렸습니다. 저도 딸 키우는 엄마인데 그 사진 보고 어떻게 가만히 있나요.
이런 파렴치한 사람들이 제 일터를 매일 더럽히는데 그냥 둘 수는 없잖아요. 배우자한테 사진 한 장씩만 보내면 바로 정리될 일인데, 제 위치가 걸려서 일단 가까운 지인한테만 털어놓은 상태입니다. 더는 이 꼴 못 보겠어서 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