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손이 너무 떨려서 키보드 자판도 제대로 못 누르겠는데, 저 같은 피해자가 한 명이라도 더 나오면 안 된다는 생각에 겨우 글 올립니다.
어제 새벽 세 시쯤, 12년을 제 삶 전부로 함께한 봉구가 갑자기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집에서 5분 거리 원스톱으로 수습부터 안치까지 다 해준다는 업체를 급하게 찾았습니다. 솔직히 견적은 다른 곳보다 20만원쯤 비쌌는데, 봉구 마지막 가는 길만큼은 제대로 해주고 싶어서 따지지도 않고 바로 예약했습니다. 얼마 안 있어 사장이라는 사람이 낡은 카니발을 끌고 와서 현관 앞 복도에서 봉구를 담요로 정성스레 감싸 안고 엘리베이터로 내려가는 뒷모습을 보고는 그래도 맡기길 잘했다고 안심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아홉 시쯤, 아래층에 사시는 분께 전화가 왔습니다. 단지 뒤편 분리수거장 철제 펜스 안, 음식물통 바로 옆에 놓인 100리터짜리 검은 봉투 안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보인다며, 담요 무늬가 혹시 봉구가 아니냐는 겁니다. 설마 하면서 슬리퍼 끌고 뛰어가 펜스 문을 열고 봉투 매듭을 풀었는데, 어제 그 사장이 봉구를 싸줬던 베이지색 담요 그대로 말려 있는 봉구가 차가운 캔이며 음식물 쓰레기 더미 사이에 처박혀 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습니다.
바로 업체에 전화했더니 사장이라는 인간이 받자마자 소리를 지르더군요. “아줌마, 그 개가 가면서 아줌마한테 붙은 나쁜 기운 다 가져가 준 거야. 액땜 제대로 해줬으면 고맙다고 해야지 아침부터 전화해서 지랄이야?” 하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퍼붓는 겁니다. 제가 따지니까 “개 한 마리 가지고 유세 떨어, 그 돈 받고 기름값 빼면 남는 것도 없는데 뭘 바라냐”면서 개에 미친 여자 취급하고 일방적으로 끊어버렸습니다.
사실 그날 너무 피곤하고 힘들다는 핑계로 화장장까지 직접 따라가지 않고 업체 말만 믿고 봉구를 차에 태워 보낸 제 자신이 제일 원망스럽습니다. 제가 조금 편하려고 했던 그 이기심 때문에 봉구가 마지막에 이런 수모를 당한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집니다. 여러분 제발 겉만 번지르르한 말 믿지 마세요. 마지막 순간까지 꼭 옆을 지켜주세요. 저처럼 평생 후회하지 마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