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도 너무 당황스러워서 글 쓰는 게 쉽지 않네요. 오늘 우리 아들이 그토록 바라던 명문대 합격 문자를 받고 온 가족이랑 친한 지인들 열댓 명을 집으로 불렀어요. 마당에 파라솔 펴고 테이블 세 개 붙여서 가든파티를 열었는데, 재수하면서 1년을 독서실에서 새벽까지 버틴 애 생각하면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격스러운 날이었거든요.
한우랑 삼겹살 굽고 비싼 와인 따서 케이크 커팅 직전까지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었는데 갑자기 대문 인터폰이 미친 듯이 울리더니 제복 입은 경찰 두 명이 마당을 가로질러 들어오는 겁니다. 다들 집게 든 채로 얼어붙었는데 경찰이 대뜸 우리 아들 풀네임을 부르더니 대리시험 혐의로 체포영장 나왔다며 수갑을 채우더군요. 친척이랑 지인들이 빤히 보는 마당 한복판에서 애 팔을 꺾어 수갑 채우는 걸 보는데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컨설턴트 통해서 좀 무리한 부탁을 한 건 맞습니다. 근데 요즘 입시판에서 저 정도 도움 안 받는 집이 어디 있어요? 다들 뒤로는 다 하고 사는 거잖아요. 부모라면 자식 위해서라면 뭐든 해주고 싶은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우리 애는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한 착한 애예요. 애한테 죄를 묻는 건 너무 가혹합니다.
진짜 피가 거꾸로 솟는 건 누가 경찰에 증거까지 야무지게 싸서 신고를 했다는 거예요. 정황상 그날 마당에 있던 제 10년 지기 친구가 너무 유력한데, 평소에도 우리 애 성적 얘기만 나오면 표정 굳고 우리 집 형편이며 인테리어며 은근 시기하던 애거든요. 아무리 정의가 중요하다 해도 친구 자식 인생이 걸린 일인데 하필 그 합격 파티 날에 경찰을 불러서 망신을 줘야 했나요? 그게 사람이 할 짓인가요.
지금 아들은 바로 지구대로 연행됐고 파티는 그대로 초상집이 됐습니다. 고기는 까맣게 타서 숯이 되고 친척들은 수군대며 그냥 가버렸어요. 합격 취소는 물론이고 앞으로 애 인생은 어쩌라는 건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고한 사람 생각하면 자다가도 속이 뒤집어져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건지, 아니면 그 신고자가 진짜 악질인 건지 여러분들이 냉정하게 판단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