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여기라도 글 남깁니다. 지금도 가슴이 미친 듯이 뛰어서 글이 두서없어도 이해해주세요.
저는 평범한 대학교 3학년 여학생입니다. 저희 과는 동기들끼리 엄청 끈끈하기로 유명해서 저도 그냥 무난하게 잘 지낸다고 생각했어요. 사흘 전이었어요. 동기 ㄴㄴ 자취방에서 같이 전공 과제를 하고 있었는데 ㄴㄴ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절전 풀린 노트북 화면이 그대로 켜져 있더라고요. 맨 위에 우리 과 남자애들 8명이 모인 단톡방이 떠 있었어요.
무심코 봤는데 제 이름이 보여서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살짝 휠을 올려봤는데 지난주 화요일 전공 강의실 맨 뒷줄에서 몰래 찍힌 제 사진이 두 장이나 올라와 있더라고요. 제가 졸다가 고개 까딱하는 순간이랑 허리 숙여 필기하는 뒷모습을 대각선 뒤에서 도촬한 거였어요. 각도부터가 작정하고 찍은 거였어요.
더 구역질 나는 건 밑에 달린 대화였어요. 'ㅇㅇ 오늘 옷 좀 야하지 않냐', '다리 라인 미쳤다', '뒤에서 보는데 미칠 뻔했다' 이런 성희롱이 줄줄이 달려 있었고 평소에 제일 친하다고 믿었던 ㄷㄷ랑 ㄹㄹ까지 ㅋㅋㅋ 붙여가며 낄낄대고 있더라고요. 솔직히 예전에 걔네가 다른 애 사진으로 낄낄댈 때 저도 분위기 깨기 싫어서 헛웃음으로 넘겼던 적이 있어서 더 입이 떨어지질 않았어요.
하루 종일 밥도 못 먹고 끙끙 앓다가 오늘 강의 끝나고 ㄴㄴ랑 ㄷㄷ를 따로 불러서 얘기했어요. 단톡방 다 봤다, 사진 당장 지우고 사과하라고 했더니 돌아온 반응이 더 가관이더라고요. ㄴㄴ는 당황은커녕 '야 너 남의 노트북 왜 훔쳐봐? 네가 더 소름인데?' 하면서 저를 도둑 취급했고요.
옆에 있던 ㄷㄷ는 한술 더 떠서 '야 우리끼리 그냥 한 농담 가지고 왜 정색해? 예쁘게 나왔다고 칭찬한 건데 그게 뭐 그렇게 큰 죄냐?'며 코웃음을 치더라고요. 제가 이건 범죄라고 소리치니까 '우와 진짜 뒤끝 있네. 평소에 착한 척하더니 뒤에서 협박하냐?'면서 오히려 제가 분위기 망치는 가해자인 것처럼 몰아가더라고요.
이미 다른 동기들한테도 'ㅇㅇ가 우리 카톡 훔쳐보고 고소한다며 협박한다'고 소문을 다 퍼뜨려 놨더라고요. 지금 과 분위기 자체가 제가 예민해서 난리 치는 애로 굳어가는 느낌이에요. 이 사진들이 어디까지 퍼졌을지 생각하면 숨이 턱 막혀요. 제가 정말 예민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