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너무 기가 막혀서 어디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제 정신을 못 차릴 것 같아 여기 들어왔습니다.
결혼 10년 차, 초등학생 딸 하나 둔 워킹맘입니다. 남편과는 사내 커플로 만나서 정말 치열하게 맞벌이하며 서울에 자가 마련하고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고 자부했어요. 하지만 3년 전부터 남편에게 탈모가 시작되면서 저희 부부 관계는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 남편 머리 빠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스킨십 자체가 소름 끼치게 싫어졌습니다. 정수리가 훤해지는 남자를 볼 때마다 남자로서의 매력은커녕 생식 능력 자체가 거세된 하등한 생물처럼 느껴졌거든요. 제가 좀 심한 완벽주의자라 그런지, 제 인생에 저런 '하자 있는 부속품'이 들어왔다는 게 용납이 안 됐나 봅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대놓고 '징그럽다', '가까이 오지 마라', '그 머리로 바람이라도 피우면 코미디겠다' 하며 온갖 모욕을 줬습니다. 제가 준 상처요? 그게 불륜의 정당한 이유가 되나요?
어제 퇴근 후에 남편 휴대폰에서 그 역겨운 대화를 봤습니다. 상대는 제가 예전에 인사팀에서 대기발령 보내고 괴롭히다 퇴사시킨 그 후배더군요. 둘이서 '오빠는 머리 없어도 내 눈엔 제일 멋져', '부인은 오빠를 사람 취급도 안 한다며? 불쌍해'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더라고요. 제가 그 자리에서 휴대폰 집어 던지고 물벼락 끼얹으며 당장 나가라고 소리쳤습니다.
남편이 적반하장으로 나오더군요. '네가 나를 사람으로 대접한 적이 있느냐', '너는 가면을 쓴 괴물이다'라며 소리를 지르더니 짐을 싸겠답니다. 그러라고 했습니다. 몸만 나가라고요. 그런데 이 인간, 짐 가방 싸면서 제일 먼저 챙긴 게 뭔지 아세요? 자기가 매달 30만 원씩 들여서 사 모으던 그 비싼 탈모약이랑 바르는 약통들입니다. 옷 몇 가지랑 그 약들만 소중하게 가방에 쑤셔 넣는데, 그 뒷모습이 정말 찌질해서 실소가 터지더라고요.
불륜녀한테 잘 보이려면 그 머리카락 한 올이 인생의 전부겠죠. 가정을 버리고 자식까지 외면하면서 챙겨 나가는 게 고작 약통이라니... 이 남자, 제 명의 아파트에서 몸만 나갔으니 이제 빈털터리 대머리 아저씨로 살겠죠? 제가 정말 예민한 건지, 아니면 이 인간이 천벌을 받을 인간인 건지 여러분이 좀 판단해 주세요. 저는 이제 변호사 만나러 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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