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응급실 침대에 누워 글을 씁니다. 오늘 제 결혼식이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결혼식이 될 뻔했던 날이었죠. 지금 제 옆에는 가족도, 남편이 될 뻔했던 그 사람도 아무도 없습니다. 혼자 멍하니 천장만 보고 있다가 너무 억울하고 기가 막혀서 이곳에 글을 남겨봅니다.
오늘 아침부터 몸 상태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결혼 준비하면서 스트레스가 극심했거든요. 신부 대기실에 앉아있는데 머리가 빙글빙글 돌고 가슴이 답답해서 숨이 안 쉬어지더라고요. 그런데 예비 시어머니께서 대기실로 들어오시더니 인사는커녕 첫마디가 이거였습니다. '얘, 보증인원 300명 넘게 잡았는데 하객들 오면 네가 웃으면서 맞이해야지, 표정이 왜 그러니? 한 명당 식대가 얼마인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앞이 캄캄해지면서 그대로 고꾸라졌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구급차 안이었고, 병원 응급실까지 따라온 시댁 식구들의 대화는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제가 눈을 뜬 걸 보더니 시어머니께서 '야, 정신 들었으면 얼른 일어나서 식장 가자. 지금 하객들 다 와 있는데 주인공이 없으면 어떡하니? 보증인원 아까워서라도 식은 마쳐야지. 위약금이 한두 푼인 줄 알아?'라고 하시더군요. 옆에 있던 예랑이도 말리기는커녕 '자기야, 엄마 말도 일리가 있어. 일단 가서 식만 올리고 다시 오면 안 될까? 여기 검사비도 비싼데...'라고 하는데 정말 정이 확 떨어졌습니다.
제가 도저히 못 일어나겠다고 하니까 시댁 식구들은 자기들끼리 뷔페 아깝다고, 손님들 밥은 먹여야 한다며 저를 병원에 버려두고 다시 식장으로 갔습니다. 예랑이도 '엄마 혼자 보내면 안 된다'며 따라갔고요. 사람이 죽을 뻔했는데 사람보다 돈이 먼저인 이 사람들, 제가 정말 예민한 걸까요? 임신까지 해서 예민해진 제 탓이라며 몰아붙이는데,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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