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을 앞두고 글 씁니다. 제목 그대로예요. 예단비 현금 천만원을 시어머니 손에 직접 쥐여드렸더니 대놓고 안 받았다고 잡아떼시더니, 증거 내밀자 온 시댁이 달려들어 제 인격부터 찢고 있습니다.
전 회계 사무실에서 일해서 돈 흐름엔 병적으로 깐깐합니다. 남들이 유난 떤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 이건 부모님 돈도 아니고 제가 5년을 야근수당까지 한 푼씩 모아 만든 천만원이라, 드리러 가는 날 가방 안쪽에 녹음기를 켜고 갔습니다. 예전에 스카프 선물해드렸을 때도 안 받았다 하시더니 나중에 동서 가방에 걸려 있는 걸 본 적이 있어서 혹시나 해서 대비한 건데, 그게 제 목숨줄이 될 줄은 몰랐어요.
노란 예단 봉투에 오만원권 백 장씩 고무줄로 묶은 다발 두 개를 넣었습니다. 어머님 아파트 거실, 베이지색 3인용 소파에 마주 앉아서 봉투를 두 손으로 건넸고 어머님이 “아유 뭘 이런 걸 다, 내가 결혼할 때 보태줄게 잘 챙겨둘게” 하시는 음성까지 또렷하게 찍혔습니다. 봉투를 소파 옆 원목 사이드 테이블 서랍에 넣으시는 것도 제 눈으로 확인했어요.
그런데 딱 이틀 뒤 전화가 왔습니다. “얘, 예단은 언제 줄 거니? 예단비는 들어와야 식장 잔금도 치르지” 하시는 거예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어머님 그저께 직접 드렸잖아요”라고 했더니 목소리 톤이 돌변해서 “네가 언제 줬는데? 꿈꿨어? 지금 날 치매 취급하며 사람 속이는 거니?”라며 고함을 지르시더군요.
예비 남편이란 사람도 처음엔 당황하는 척하더니 어머님이 울면서 전화하셨다니까 바로 돌변해서 “우리 엄마 그런 분 아니야. 네가 착각한 거 아니냐, 아니면 네가 중간에 빼돌리고 거짓말하는 거지?”라며 저를 몰아세웠습니다. 결국 셋이 보는 식당에서 저는 아무 말 없이 휴대폰 녹음 파일을 틀었습니다.
스피커에서 어머님의 “고맙다, 잘 챙겨둘게” 하는 목소리가 홀 안에 울리자 3초간 정적이 돌더니 어머님이 테이블을 탕 치며 벌떡 일어나시더군요. “얘 좀 봐! 어른이랑 얘기하는데 몰래 녹음을 해? 우리 집안을 사기꾼으로 몰려고 작정했어? 이런 무서운 애를 며느리로 들일 수 없어!”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데 정말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더 기막힌 건 예비 남편 태도였어요. 녹음을 듣고도 “엄마가 연세도 있고 깜빡하셨을 수도 있지, 그렇다고 시어머니를 의심해서 녹음하고 들이미는 게 정상이냐? 너 진짜 무서운 사람이다”라면서 저를 벌레 보듯 하더군요. 천만원 행방에 대한 사과는 한마디도 없고 제가 “시댁을 무시하고 신뢰를 깨뜨린 죄”가 더 크답니다. 제가 예민한 건가요, 아니면 그냥 엮이면 안 될 집안과 엮인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