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여기에라도 씁니다. 지금 손이 덜덜 떨려서 화면이 흐릿하게 보여요. 오타 나도 좀 봐주세요.
저 소위 S대 나왔습니다. 결혼할 때부터 지금까지 5년 내내 시댁에서는 저를 두고 ‘우리 집안 S대 며느리’ 하면서 어깨 으쓱하게 세워줬어요. 저도 그 기대에 보답하려고 시댁 경조사며 명절이며 빠짐없이 챙겼고, 번역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나름 커리어도 탄탄하게 쌓아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토요일, 시누이 예비 신랑 처음 보는 자리에서 완전히 꼬였습니다. 식당 룸에 다 같이 앉아 있는데 그 예비 신랑이 제 과 직속 후배라는 거예요. 처음엔 “선배님 반갑습니다” 하더니 갑자기 지도교수님 성함이 어떻게 되냐, 제가 졸업하던 해 학교 정문 앞 분식집 아직 있냐고 물어보는데 머리가 하얘지면서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너무 긴장해서 순간 기억이 안 난 거라고 해명했는데, 그때부터 분위기가 싸해졌습니다.
그날 밤 9시쯤 시어머니가 예고도 없이 저희 아파트 현관문을 두드리셨어요. 들어오시자마자 신발도 제대로 안 벗고 “학위증명서 인터넷으로 바로 떼서 보여줘라” 하시는 겁니다. 5년을 가족으로 지냈는데 예비 신랑 말 한마디에 사기꾼 취급을 하니 피가 거꾸로 솟더라고요. 남편도 연애 때부터 다 알던 사실을 이제 와서 왜 증명해야 합니까.
어머니는 거실에서 목소리까지 높여가며 “당당하면 5분이면 뗀다”고 몰아붙이시는데, 그건 제 마지막 자존심을 짓밟는 짓이에요. 사람을 못 믿으면 가족이 어떻게 합니까. 솔직히 시댁에서 평소 지방대 나왔다고 사람 무시하는 말 자주 하시던 분들이, 이제는 제가 S대 나온 게 배가 아파서 트집 잡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제가 예민한 건가요? 5년 동안 며느리 노릇 다 했는데 종이 한 장 때문에 제 인격 전체가 부정당하니 억울해서 미치겠습니다. 이렇게 신뢰가 박살 난 결혼을 계속 끌고 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