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서울 상위권 경영학과 다니는 3학년 여학생입니다. 지금 강의실 복도 벤치에 앉아서 손 떨면서 쓰는 글이라 두서없어도 양해해주세요.
저는 도서관-강의실-편의점 알바만 도는 전형적인 범생이 타입이고 학점은 나름 상위권 유지 중입니다. 반면에 이번 일 주인공 K**는 과에서 여신 소리 듣는 애예요. 예쁘지, 사교성 좋지, 교수님들한테도 예쁨받고 선후배 할 것 없이 인기가 많아요.
사건은 이번 기말 대체 과제에서 터졌어요. 경영전략 분석 보고서였는데 일주일 동안 도서관 4층 창가 자리에서 밤새워 데이터 찾고 표 만들고 겨우 완성했거든요. 마감 3일 남았을 때 K**가 새벽 1시쯤 카톡으로 울먹이면서 연락이 왔어요. 집안 사정이 안 좋아서 도저히 집중이 안 된다, 구조나 가이드라인만 참고하게 해달라고 계속 매달리는 거예요.
솔직히 그때 '내가 이렇게까지 했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평소에 언니처럼 잘해주는 척도 하니까 거절을 못 하겠더라고요. '진짜 참고만 해, 그대로 쓰면 안 된다' 하고 원본 파일 통째로 넘겼어요. 근데 이 애가 다음날 아침 9시에 제 파일 제목만 바꿔서 그대로 업로드를 해버린 거예요. 저는 마감 당일 밤에 제출했고요.
그 다음 주 수업 때 교수님이 빔프로젝터로 K** 과제를 띄우면서 극찬을 하시는 거예요. '최근 몇 년 중 가장 논리적인 분석이다' 이러면서요. 바로 세워서 발표까지 시키는데 K**는 원래 말발이 좋아서 교수님이 더 감동하시더라고요. 정작 제 과제는 조교 통해서 따로 불려가서 'K** 학생 것과 문장, 표, 결론까지 너무 똑같은데 네가 참고한 거 아니냐'는 식으로 몰아가셨어요.
수업 끝나고 복도에서 K** 붙잡고 따졌죠. '너 내 거 그대로 낸 거 맞지?' 하니까 걔가 하나도 당황 안 하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이러더라고요.
"교수님은 내 발표가 더 좋다고 하시던데? 과제가 좀 겹칠 수도 있지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 억울하면 네가 먼저 냈어야지. 늦게 내고 오해받는 건 네 탓 아니야?"
그 자리에서 진짜 얼어붙어서 아무 말도 못 했어요. 제 노력은 통째로 도둑맞았는데 오히려 제가 베낀 사람이 되어버렸네요. K**는 지금 에브리타임에서 '갓**' 소리 들으면서 칭찬받고 있고 저는 어떡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