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IT 보안 솔루션 업체에서 PM으로 일하고 있는 32세 박*희입니다.
입사 8년 차, 회사에 미쳤다는 소리 들을 정도로 커리어에 올인해 왔습니다. 야근에 주말 반납은 기본이고 제 프로젝트는 제가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버텼는데, 최근 겪은 일 때문에 지난 8년이 통째로 부정당하는 기분이라 글 남깁니다.
팀에 입사 1년 된 후배 이*서가 있습니다. 솔직히 일머리도 없고 제가 피드백하면 겉으로는 네네 하면서 뒤에선 딴짓하기 일쑤였죠. 소위 말하는 MZ 특유의 영혼 없는 리액션이랄까, 그래도 세대 차이려니 하고 꾹 참고 가르쳤습니다.
일은 며칠 전 터졌습니다. 이*서가 점심 회의 자료 뽑으러 자리 비운 사이, 걔 책상 듀얼 모니터 한쪽에 개인 메신저 알림이 대놓고 떠 있더군요. 경쟁사 팀장 이름 옆에 '이번 사양서 잘 봤습니다' 딱 그 한 줄이 제 눈에 박혔습니다.
머리에서 피가 거꾸로 솟았습니다. 팀원들이 석 달 동안 주말까지 갈아 넣어서 만든 핵심 보안 솔루션 사양서가 그대로 새고 있었던 겁니다. 증거 날아갈까 봐 머리가 하얘져서, 제가 가진 사내 루트 권한으로 걔 개인 클라우드와 메신저 내역을 바로 긁어모았습니다.
점심 먹고 돌아온 이*서를 바로 빈 회의실로 불러 앉혔습니다. 뻔뻔하게 잡아떼길래 퇴근하려는 애 손목을 잡아채 핸드폰을 뺏었습니다. "너 그러고도 사람이야? 회사 월급 받아먹고 스파이 짓을 해?" 소리부터 질렀습니다. 비번을 안 풀길래 폰을 회의실 책상에 쾅 내려놓고 위협조로 몰아붙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다음 날 인사팀에서 출근 정지 통보가 왔습니다. 기밀 유출 조사가 아니라 제가 직장 내 괴롭힘과 폭행·강요로 신고당했기 때문이랍니다. 핸드폰 뺏는 과정에서 전치 2주 타박상을 입었고, 사적 대화를 몰래 열람한 건 명백한 범죄라는 겁니다.
더 기가 막힌 건 팀원들 태도입니다. 평소 제가 이*서를 가스라이팅하고 커피 심부름 같은 사적 지시를 했다며 오히려 걔한테 유리한 진술서를 써줬더군요. 커피 한 번 타오라고 한 게 심부름입니까? 선후배 사이에 그 정도도 못 합니까? 도둑 잡은 제가 왜 가해자가 되어야 합니까.
정황상 기밀 유출이 명백한데 절차 안 지켰다는 이유로 범죄자를 감싸는 회사가 정상입니까? 요즘 애들 잘못 지적하면 바로 괴롭힘 프레임 씌우는 거, 솔직히 법이 잘못된 거 아닌가요? 제가 예민해서 이 지경까지 온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