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너무 황당해서 글 올립니다. 어이가 없어서 밤새 한숨도 못 잤어요.
어제가 10년지기 친구 결혼식이었어요. 저한테 진짜 소중한 애라 한 달 전부터 남자친구랑 같이 가기로 약속했었거든요. 남자친구가 지금 잠깐 쉬는 중이라 형편이 빡빡한 건 맞는데 그래도 의리상 빠질 수 없어서 왕복 3시간 거리 네비 찍고 톨비에 기름값 다 제가 내면서 차 끌고 다녀왔습니다. 가는 내내 기분 좋았어요.
도착해보니 호텔 예식장이더라고요. 홀 안에 코스요리 세팅이 돼 있고 스테이크에 와인까지 나오는 풀코스였어요. 좋은 곳에서 대접해주니 고마운 마음에 맛있게 먹고 사진도 열심히 찍어줬죠. 축의금은 솔직히 고민 많이 했어요. 저 계약직이라 월급 230에 대출 갚으면 남는 것도 없고 남친도 수입이 제로라 둘이 합쳐서 10만원 봉투에 넣었습니다. 요즘 물가에 친구 사이에 10만원이면 절대 적은 돈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오늘 아침에 고등학교 동창 단톡방 30명 다 보는 앞에서 신부가 저격하더라고요. 저희 봉투 사진이랑 방명록 캡처본을 떡하니 올려놓고 "민*아 너 진짜 대단하다. 여기 1인 식대가 8만원이 넘는 곳인데 남자친구까지 데려와서 둘이 10만원 낸 거 실화냐? 우리 10년 인연이 고작 2만원짜리였냐?" 이러는 거예요.
순간 단톡방 공기 완전 얼어붙고 다른 애들도 하나둘 신부 편을 들더라고요. "호텔이면 솔직히 좀 그렇지", "요즘 뷔페도 인당 6만원인데..." 이러면서요. 너무 창피해서 숨도 안 쉬어지는데 신부가 쐐기를 박더라고요. "돈 없으면 혼자 오든가 밥을 먹지 말았어야지. 네 남자친구가 먹은 스테이크 값이 아깝다. 너 진짜 거지냐?"
저는 진짜 축하해주는 마음 하나로 멀리서 달려간 건데 고작 몇 만원 때문에 사람들 다 보는 데서 거지 취급을 하니까 너무 서럽고 억울하네요. 제가 남자친구 기 살려준다고 데려간 게 그렇게 잘못인가요? 축의금 좀 적게 냈다고 친구 사이에 대놓고 면박 주는 애가 정상인가요? 호텔인 건 알았지만 그래도 축하하는 마음이 더 중요한 거 아닌가요?
억울해서 밤새 뒤척였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 10만원 당장 돌려받고 그냥 인연 끊어버리고 싶어요. 제가 예민한 건지 걔가 장사치인 건지 제발 판단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