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3년 차, 이제 막 6개월에 접어든 임산부입니다. 새벽에 거실 바닥에 앉아 핸드폰 두드리면서 쓰는데 손이 떨려서 오타가 계속 나네요. 너무 억울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 어디라도 털어놓고 싶어 글 올립니다.
남편이랑은 2년 연애하고 결혼했고 평소엔 다정하고 책임감도 있는 사람이었어요. 딱 하나, 아이 문제만 빼면요. 결혼 전부터 딩크로 살자, 우리 둘만 행복하면 되지 않냐고 몇 번을 말했어요. 그런데 저는 가정이면 아이는 당연한 축복이라고 믿었고 시부모님도 손주를 너무 기다리셨어요. 결국 제가 시부모님께 먼저 말씀드리고 남편 설득하고, 피임약도 제가 알아서 안 챙기면서 운 좋게 복덩이가 찾아왔습니다.
처음 임신 소식 전했을 때 남편 표정이 기뻐하기보다 굳어 있었어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아빠가 된다는 게 실감나겠지 했죠. 근데 배가 조금씩 나오고 태동이 느껴지기 시작하니까 사람이 달라지더군요. 아니, 괴물이 되어가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엔 피곤하다는 핑계로 안방 침대 같이 쓰는 걸 피하더니 나중엔 제가 거실 옆 욕실에서 샤워하고 나와 옷 갈아입을 때마다 제 몸을 훑어보는 눈빛이 노골적인 혐오로 바뀌었습니다. 며칠 전 새벽엔 제가 잠든 줄 알고 침대 옆에 서서 배를 쳐다보며 혼잣말로 에일리언 같네, 징그러워 미치겠네 하더군요. 그걸 제가 다 들어버렸어요.
놀라서 울면서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하냐고 따지니까 남편이 오히려 정색하고 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쏘아붙이더군요. 살 트고 배가 불룩 나온 거 볼 때마다 소름 끼치고 속이 메스껍다, 네 안에서 뭔가 꿈틀대는 게 기괴해서 도저히 같이 못 살겠다, 이혼하자고요. 자기 아이 품은 아내 배가 징그럽다니요. 우리 아기가 자라는 게 남편 눈엔 그냥 혐오스러운 덩어리일 뿐인가요?
지금은 아예 안방 문을 안쪽에서 잠가버리고 저를 들이지도 않아요. 거실 소파에서 자면서 매일 밤 울고 있어요. 태교에 안 좋다는데 마음을 도저히 편하게 못 먹겠어요. 시댁에 말씀드려도 남편이 완강하니 시간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말만 하시고요.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복덩이는 아빠한테 축복이 아니라 징그러운 존재일 뿐인 건가요? 숨이 턱 막힐 만큼 괴롭습니다.
글을 올린 뒤 응원 댓글을 보며 버텨보려 했지만 현실은 더 매섭게 흘러갔습니다. 남편은 제가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명예를 훼손했다며 오히려 이혼 압박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혼 전문 변호사와 함께 집으로 찾아와 재산분할 합의서와 친자 확인 동의서를 들이밀었습니다.
남편이 배가 징그럽다고 한 건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몰래 피임약을 끊고 임신을 계획했다는 증거를 이미 확보한 상태였고, 친구와 나눈 대화 캡처본을 내밀며 이를 속임수에 의한 혼인 유지 불가 사유라 주장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는 즉시 친자 확인을 진행하겠다고 단호하게 선언했습니다.
사실 저도 속이 서늘하게 내려앉습니다. 남편과 관계가 틀어졌던 시기에 술김에 전 연인을 만났던 일이 떠올라 밤마다 잠을 설칩니다. 친자 확인 카드를 꺼내든 남편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결국 짐을 챙겨 친정으로 내려왔습니다. 남편은 아파트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꿔버렸고 위자료는커녕 오히려 제가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에 눈앞이 캄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