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감도 안 잡히네요. 지금 손이 덜덜 떨리고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오타 나면 이해 좀 해주세요. 억울해서 미치겠고 기가 막혀서 글이라도 안 쓰면 숨이 안 쉬어질 것 같아요.
2년 넘게 만난 남친이 있습니다. 평소에 입만 열면 인생은 한 방이라면서 배포 크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서 결혼까지 진지하게 생각했어요. 근데 그 한 방이 제 통장, 제 신용, 제 인생을 한 번에 날려버릴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시작은 석 달쯤 전이에요. 남친이 갑자기 가상자산으로 쏠쏠하게 벌고 있다며 제 명의로 계좌 하나만 만들면 자기가 알아서 굴려서 결혼 자금 만들어주겠다고 하더군요. 처음엔 무섭다고 몇 번을 거절했어요. 근데 우리 결혼할 건데 나 못 믿냐, 네 이름으로 해두면 수익 절반은 네 거다 이러는데 또 마음이 흔들리더라고요. 결국 집 소파에 앉아서 앱으로 비대면 계좌 뚝딱 만들고 OTP랑 비번까지 전부 넘겨줬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퇴근길에 폰에 쌓인 알림 정리하다가 심장이 내려앉았어요. 제 명의로 3억이 넘는 대출이 네 건으로 쪼개져 실행돼 있고, 그 돈 전부가 이름도 처음 듣는 잡코인에 박혀서 90% 넘게 폭락해 휴지조각이 돼 있더라고요. 어떤 건 상폐 경고까지 떠 있었어요. 제가 5년간 모은 적금이랑 주식 다 합친 1억도 같이 녹아 있었습니다.
바로 남친한테 전화해서 따졌죠. 그랬더니 오히려 목소리부터 확 높이면서 네가 허락했잖아, 네가 비번 준 거잖아, 시장이 박살 난 걸 왜 내 탓이냐며 적반하장으로 소리를 지르더군요. 그날 이후로 폰은 꺼두고 카톡도 읽씹, 아예 잠수 타버렸어요.
부모님께는 입도 못 뗐어요. 독립한 지 5년인데 이런 사고 친 걸 어떻게 말해요. 벌써 대부업체에서 하루에 세 번씩 독촉 전화 오고 저는 매일 밤 카드값 돌려막기 계산만 하고 있습니다. 제 인생 이제 끝난 건가요? 남친 믿고 명의 빌려준 제가 제일 멍청한 건 아는데, 몰래 대출까지 땡겨서 3억을 말아먹은 저 인간을 그냥 둬야 하나요? 제발 현실적인 조언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