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당황해서 글도 제대로 못 쓰겠어요. 진짜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제 2년 넘게 만난 전남친이 권태기 왔다면서 일방적으로 헤어지자고 하더라고요. 저도 자존심에 울면서 알았다고 하고 카톡으로 짐 정리되면 비번 바꾸자고 마지막으로 말하고 끝냈는데... 오늘 오후 2시쯤, 원룸 현관 바로 옆 침대에 멍하게 누워 있었는데 갑자기 현관에서 삐-삐-삐 도어락 누르는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 거예요. 두 번은 틀렸는지 오류음이 울리더니 세 번째에 띠리릭 하고 해제되는 소리까지 나더라고요. 심장이 쿵 내려앉았어요.
우리 집 도어락은 안에서 이중잠금 걸어두면 밖에서 비번을 알아도 손잡이가 안 돌아가거든요. 본능적으로 벌떡 일어나 현관으로 달려가 이중잠금쇠를 꽉 채우고 문고리까지 붙잡았어요. 그랬더니 밖에서 비번 누르던 소리가 딱 끊기더니 복도에 인기척도 없이 한참을 서 있는 게 문틈 아래 그림자로 느껴지는데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숨도 못 쉬고 있는데 밖에서 걔 목소리로 '○○아, 안에 있는 거 알아. 짐 가지러 왔다니까' 하는 거예요. 헤어진 사람이 대낮에 제 집 비번 찍고 서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소름 돋아요.
솔직히 어제 헤어지고 멘탈 나가서 비번 바꾸는 걸 깜빡한 건 맞아요. 근데 웃긴 게 어제 제가 당장 짐 가지러 오라고 했을 땐 바쁘다더니, 오늘 낮에 제가 '씻으러 들어간다'고 카톡 보낸 거 읽고 10분 뒤에 딱 맞춰 온 거예요. 제가 욕실에서 물소리 때문에 못 들을 때 몰래 들어오려고 계산한 거 아닌가 싶어서 더 무서워요. 이거 경찰에 신고하면 주거침입으로 인정될까요? 괜히 제가 비번 안 바꾼 걸로 꼬투리 잡혀서 '네가 빌미를 줬다'는 소리 들을까 봐 걱정돼서 손이 안 떨어져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