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진짜 어이가 털려서 글 올립니다. 남친은 페이닥터 하는 의사예요. 1년 사귀는 동안 밥 먹다가도 슬쩍 연봉 얼마고 병원 대출 얼마 남았다고 티내는 게 일상이었어요. 솔직히 그 타이틀 믿고 만난 것도 맞는데 대놓고 돈 자랑하는 꼴이 은근 재수 없으면서도 한편으론 든든하더라고요.
얼마 전 제 생일이었는데 얘가 큰맘 먹었다며 주황색 쇼핑백을 탁 내미는 거예요. 리본 풀자마자 심장이 쿵 내려앉았어요. 제가 1년 내내 백화점 1층 지나다닐 때마다 눈독 들이던 수천만 원대 그 가방이 딱 들어있더라고요. 얘는 '너 주려고 당직 서면서 한 푼 두 푼 모았다'면서 어깨 으쓱하는데 그 순간은 진짜 고맙고 사랑스러워 보였어요. 그래서 바로 안고 울 뻔했네요.
다음 날 바로 메고 대학 동기 모임 나갔어요. 시내 브런치 카페 원탁에 6명 앉았는데 평소엔 말도 잘 못 섞던 애들 사이에서 그날만큼은 제가 주인공인 느낌이었죠. 근데 하필 그 자리에 명품 감정하는 게 취미라는 유**이가 있었어요. 걔가 제 가방을 위아래로 훑더니 갑자기 입 다물고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더라고요. 그때부터 분위기가 싸해졌어요.
제가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단톡방이 난리가 났더라고요. 가죽 결이 푸석하다, 박음질 간격이 들쭉날쭉하다, 쉐입이 무너졌다는 말이 계속 올라오고 있었어요. 저는 백화점에서 직접 산 거 맞다고 우겼는데 애들 중 하나가 공식 홈페이지 상세컷이랑 비교해보자고 하더라고요. 대보니까 로고 각인도 미세하게 치우쳐 있고 안쪽 일련번호 자수는 실밥이 엉켜 있었어요. 그 자리에서 애들 비웃음 다 사고 얼굴 화끈거려서 뛰쳐나왔어요. 진짜 땅에 꺼지고 싶었어요.
집에 오자마자 남친한테 전화해서 따졌죠. 처음엔 바빠서 매장 못 가고 지인 통해서 샀다느니 말 돌리더니 나중엔 적반하장으로 '너 명품 좋아하길래 기분이라도 맞춰주려고 한 건데 그게 그렇게 큰 죄냐, 속물같이 굴지 마라'고 쏘아붙이더라고요. 자기는 의사로서 성실하게 사는데 제가 가방 하나에 목숨 거는 게 한심하대요. 아니 그럼 처음부터 안 사주면 될 거 아니에요? 가짜로 사람 기만해놓고 오히려 당당한 게 정상인가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병원 로비 찾아가서 다 뒤집어엎고 싶은데 얘는 '나중 생각해서 조용히 하라,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다'며 협박하듯 나오고 있어요. 그날 모였던 애들은 이미 단톡방에서 저를 짝퉁녀라고 부르며 뒤에서 씹고 있고요. 며칠째 밤마다 잠도 안 오고 속이 뒤집어져서 미치겠어요.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일이 있고 난 뒤로 일상이 완전히 꼬여버렸어요. 단톡방의 유**는 제 가방 안쪽 로고와 풀린 실밥 부분을 클로즈업해 찍은 사진을 친구들 단체방에 그대로 퍼뜨렸더라고요. 순식간에 의사 남자친구 둔 부러운 애라는 시선이 짝퉁 들고 허세 부리다 걸린 애라는 낙인으로 바뀌었어요.
남친은 한동안 전화를 피하더니 겨우 연결됐을 때도 사과 한마디 없더라고요. 오히려 너도 내 연봉 보고 만난 거 아니냐며 사랑하면 가방 정품 여부가 뭐가 중요하냐는 식으로 말을 돌리더군요. 찜찜한 마음에 그간 받았던 구두랑 원피스도 감정소에 맡겼는데 결과가 오늘 나왔고 절반 넘게 모조품 판정이었어요. 정말 등골이 서늘하더라고요.
지금은 변호사 사무실에 예물을 전제로 한 만남에서 모조품을 준 게 기망에 해당하는지,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지 물어보고 있어요. 그쪽은 제가 병원 로비에서 문제를 키울까 봐 미리 법무법인 명함을 사진 찍어 보내며 압박을 하고 있고요. 이렇게까지 비겁하게 나올 줄은 몰랐는데, 제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책임을 묻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