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글 올립니다. 지금 영하 15도 한파주의보 내려진 거 다들 뉴스 보셨죠? 방금 고속도로 한복판 갓길에서 남자친구한테 내리라는 소리 듣고 왔습니다. 제가 예민한 건지, 이게 정상적인 반응인지 판단 좀 해주세요.
시작은 휴게소였어요. 점심도 못 먹고 2시간 넘게 달리는 중이라 배가 고파서 푸드코트에서 어묵이랑 떡볶이, 컵커피 하나 샀거든요. 차에 타자마자 따뜻한 거 빨리 먹으려고 뚜껑 여는데 남친이 세차한 지 이틀 됐다며 먹지 말라고 유난을 떠는 거예요. 국물 좀 튀면 닦으면 되지, 배고픈 여자친구 앞에서 시트 타령하는 게 맞나요? 제가 한입 주려고 컵 기울이다가 콘솔이랑 컵홀더 쪽에 커피가 좀 찔끔 샜는데, 그때부터 남친 표정이 굳더니 입 꾹 닫고 핸들만 세게 잡고 운전하더라고요.
솔직히 이 차, 남친이 몇 년 된 중고로 사 온 거라 승차감도 울컥거리고 히터 틀면 꿉꿉한 냄새도 나서 평소에 좀 바꾸라고, 타기 쪽팔리다고 몇 번 말한 적은 있어요. 근데 오늘 제가 그 얘기 한마디 더 했다고 갑자기 비상깜빡이 켜고 갓길에 차를 세우더니 대뜸 내리라는 거예요. 황당해서 말이 안 나왔어요. 바깥은 칼바람에 차들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갓길인데, 여기서 사과 안 하면 절대 안 간대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오빠 지금 제정신이야? 이 추위에 여기서 내리라는 게 말이 돼?” 했더니, 자기는 더 이상 제 비아냥이랑 무례한 태도를 못 참겠다고 하더라고요. 여자친구가 서운해서 몇 마디 한 걸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제가 버티고 안 내리니까 조수석 문 손잡이에 손까지 가져가서 열려고 해서 너무 무서웠어요. 결국 알겠다고 하고 사과하는 척하니까 다시 출발은 했는데, 집까지 오는 내내 입도 뻥긋 안 하네요. 이런 추위에 갓길에 내리라는 사람이 정상인가요? 저를 전혀 배려 안 하는 거 아닌가요?
그날 고속도로 갓길에서 떨었던 이후 딱 일주일이 흘렀습니다. 댓글에서 제 잘못을 지적하는 분들이 많아 처음엔 화가 났지만, 곱씹어보니 중고차 쪽팔리다거나 히터에서 냄새 난다고 한 말이 남친 자존심을 제대로 건드렸더라고요. 그래서 자존심 내려놓고 제가 먼저 연락해서 화해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반응이 정말 소름 끼쳤습니다. 남친이 블랙박스에 제 혼잣말과 통화 내용이 그대로 녹음되어 부모님을 욕한 것까지 다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몰래 깔아둔 만남 앱도 지우는 걸 깜빡했는데 차 블루투스가 연결되면서 알림이 떴고 그걸 직접 봤다며 이미 다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제 사과는 듣지도 않고 집에 있던 제 짐을 박스에 담아 택배로 그대로 보내버렸습니다.
더 황당한 건 휴게소 이후 콘솔과 컵홀더에 쏟은 커피 때문에 시트 교체가 필요하다며 150만원 견적서를 보내온 겁니다. 돈을 안 주면 민사 소송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몇 년을 사귄 사이인데 이렇게 한순간에 법대로 하자고 나오니 정이 뚝 떨어지네요. 제가 정말 그 돈을 물어줘야 하는 건지 법률 구조 공단이라도 찾아가 봐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