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너무 속상해서 글 쓰는 것도 힘들어요. 제가 예민한 건지 제발 객관적으로 좀 봐주세요.
저한테는 고등학교 때부터 6년째 붙어다닌 소중한 친구 5명이 있어요. 전 원래 거절을 못하고 눈치 보는 성격이라 모임 때마다 장소 알아보고 예약 잡고 밥값 먼저 긁고 나중에 1/n으로 정산하는 귀찮은 일까지 제가 다 도맡아 했어요. 한번은 애 하나가 급하게 돈 빌려달라고 해서 제 카드론까지 땡겨서 80만원 넘게 빌려준 적도 있어요. 그 정도로 걔네한테 진심이었어요.
근데 2주 전부터 단톡방 공기가 확 싸해졌어요. 제가 뭘 쳐도 다 같이 읽씹하거나 ‘웅’ ‘ㅇㅋ’ ‘ㅋㅋ’ 이런 성의 없는 단답만 돌아오더라고요. 그래서 어제 제가 ‘이번 주말에 우리 펜션 잡고 1박 가자’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다들 ‘주말에 바빠’ ‘가족 일정 있어’ 하면서 줄줄이 퇴짜를 놓더라고요. 근데 오늘 점심에 인스타 스토리 켰더니 저만 빼고 네 명이 바닷가 근처 펜션에서 고기 구워 먹으며 술 마시는 사진이 실시간으로 올라와 있는 거예요. 제가 제안한 그 주말에요.
배신감에 단톡방에 바로 썼죠. ‘너네 나 빼고 간 거야? 뭐야?’ 하니까 주동자인 김**이 단톡엔 답도 안 하고 개인톡으로 슬쩍 와서 이러더라고요. ‘아 급하게 번개로 잡힌 거야. 너 저번에 박** 따돌리는 거 불편하다고 했잖아. 너까지 끼면 너도 불편할까 봐 우리끼리 간 거지. 뭘 그렇게 쪼잔하게 굴어?’
어이가 없어서 단톡에 장문으로 따졌어요. 6년 동안 내가 너네 뒤치다꺼리 어떻게 했는데 나한테 이럴 수 있냐고요. 그랬더니 돌아온 말이 더 가관입니다. ‘우리가 언제 너 왕따시켰냐? 너 원래 좀 피곤한 거 알지? 장난 좀 친 거 가지고 왜 정색하고 난리야?’ ‘장난인데 왜 진지하게 굴어? 예민해서 분위기 다 망치네. 그럴 거면 왜 같이 놀자고 해?’
심지어 예전에 박** 애 소외시킬 때 제가 옆에서 같이 웃었던 거 들먹이면서 ‘그때는 같이 낄낄대더니 이제 와서 정의로운 척하냐’고 비꼬더라고요. 솔직히 그때 저도 무리에서 겉돌까 봐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방관한 거였어요. 그걸 지금 와서 저를 공격하는 무기로 쓰는 게 말이 돼요? ‘장난인데 왜 그래’라는 말 하나로 절 바보 만들고 뒤에서 낄낄대는 꼴 보니까 진짜 뒤통수 맞은 기분이에요. 제가 진짜 예민한 건가요?
글을 올린 뒤 많은 분들이 따끔하게 충고도 해주시고 진심으로 공감해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여러 댓글을 곱씹은 끝에 저는 단톡방에 별다른 말을 남기지 않고 조용히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혼자가 되는 게 너무 두렵고 막막했는데 막상 연락처를 모두 지우고 SNS도 차단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한결 편하고 후련하더라고요. 그동안 걔들 기분 맞추느라 썼던 돈과 시간이 너무 아까워 요즘은 운동을 시작하고 자기계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새로 들어간 운동 모임 분들은 제 소심한 성격까지 배려해주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셔서 하루하루 힐링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김**에게는 빌려준 돈을 갚지 않으면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내용증명을 보냈더니 바로 입금하더라고요. 강하게 나오니 바로 태도가 바뀌는 걸 보고 역시 센 사람에게는 약한 스타일이었구나 싶었습니다. 6년이라는 시간이 아깝긴 하지만 더 늦기 전에 이런 관계를 정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일처럼 함께 화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