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당황해서 키보드가 제대로 안 잡힙니다. 유튜브만 켜면 알고리즘이 처박아주는 그 얼굴, 100만 구독자 모아놓고 세상 다정한 청년인 척, 바른 척 연기하는 ○○○. 그 영상 볼 때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갇혀 있던 3층 복도가 그대로 소환됩니다. 점심 종 치고 5분도 안 돼 복도 사물함 앞으로 저를 불러내더니 자기 실내화 주머니를 제 가슴팍에 던지고 애들 보는 앞에서 킥킥대던 그 얼굴이요.
댓글창은 온통 천사라며 난리죠. 유기견 봉사 영상, 기부 인증샷 올리면 다들 감동했다며 박수치고. 근데 제 핸드폰에 10년째 잠들어 있는 그 파일 속 목소리는 완전 딴판입니다. '야, 너 같은 건 없어져도 아무도 신경 안 써. 그냥 시키는 대로 조용히 해.' 교실 맨 뒤 뒷문, 칠판이 안 보이는 사각지대에서 제 귀에 대고 나지막이 내뱉던 그 목소리요. 그때 이후로 복도에서 사물함 철문이 쾅 닫히는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숨이 턱 막힙니다.
알아요, 이렇게 쓰면 바로 물어뜯을 거라는 거. 왜 지금 와서 그러냐고, 돈 노리냐고. 저도 할 말은 있습니다. 저 완벽한 피해자 아니에요, 인정합니다. 그때 ○○○ 무리에서 찍히면 다음 타겟이 내가 될까 봐 미쳐서, 걔가 시키는 대로 옆 반 애 사진 캡처해서 외모 비꼬는 댓글 같이 달았던 적 있습니다. 그때는 그게 아니면 제가 그 자리에서 완전히 매장당할 것 같았으니까, 살아남으려고 한 짓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녹음기를 켰습니다. 당할 때 증거 하나 없으면 그냥 묻히는 거 알았으니까, 제 목소리로 '제발 그만해'라고 비는 거랑 걔가 코웃음 치며 '돈 줄 테니까 입이나 다물어'라고 내뱉는 거 전부 담아뒀습니다. 녹취록 원본 그대로 제 손에 있습니다. 이제 그 가식 쇼는 끝내려고요. ○○○, 네가 쌓은 그 번지르르한 이미지 탑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