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너무 당황해서 키보드가 제대로 안 눌립니다. 며칠째 잠도 못 자고 뒤척이다가 결국 글 올립니다. 제목 그대로입니다. 대학생인 제 여동생 남친이 단과대 학생회비를 빼돌려서 제 동생한테 명품백을 사준 정황을 잡았습니다.
제 동생은 지금 대학 3학년입니다. 저희 집이 못 사는 편은 아니지만 수백만 원짜리 명품백을 척척 사줄 형편은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동생이 방에서 가방을 자꾸 숨기더라고요. 화장대 서랍 안쪽 깊숙이 넣어두고 SNS 스토리에는 은근슬쩍 자랑 사진만 올리고요. 친구한테 빌렸다더니 일주일째 매일 메고 나가는 게 이상했습니다. 사실 처음 가방 들고 왔을 때부터 느낌이 쎄했는데 기뻐하는 모습 보니까 모른 척 넘어갔거든요. 사흘을 참다가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제가 중소기업 회계팀에서 대리 5년 차입니다. 돈 흐름 하나는 귀신같이 맡습니다.
오늘 동생이 수업 간 사이에 방에 들어갔습니다. 화장대 아래 수납칸이랑 겨울 이불 사이에 명품 박스가 떡하니 있더라고요. 열어보니 안에 영수증이 들어있고 결제자 명이 동생 남친 이름으로 찍혀 있었습니다. 그 남친이 지금 동생 단과대 학생회장입니다. 동생 폰 비밀번호가 제 생일로 되어 있어서 우연히 열렸는데, 카톡 보고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이번 축제 예산 집행하고 남은 거랑, 복지비에서 좀 뺐어. 아무도 몰라.'
'오빠 대박, 이거 진짜 내가 가져도 돼? 애들이 알면 어떡해?'
'걱정 마. 내가 장부 다 손봐놨어. 넌 예쁘게 들고 다니기만 해.'
이게 대학생끼리 나눌 대화가 맞습니까? 수백 명이 십시일반 모은 학생회비를 빼돌려 명품백을 사준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제가 동생 붙잡고 이게 뭐냐고, 당장 가서 자수하고 반납하라고 소리쳤더니 오히려 저한테 따지더라고요.
'언니는 돈 없어서 이런 거 못 가져보니까 질투하는 거 아냐? 오빠가 능력 있어서 챙겨준 건데 왜 그래?'
능력이 아니라 횡령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말이 안 통합니다. 부모님 아시면 뒤집어지실까 봐 아직 말씀도 못 드렸는데, 그 남친이라는 놈은 오히려 저한테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협박 문자를 보내네요. 영수증이랑 카톡 캡처는 전부 저장해뒀습니다. 이거 학교 에타에 올리고 경찰에 신고해도 되는 거죠? 동생까지 공범으로 엮일까 봐 무섭지만 이런 짓을 덮고 넘어가는 건 제 양심이 도저히 허락을 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