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도저히 잠이 안 와서 여기라도 털어놓으려 합니다. 지금 손발이 다 떨리고 앞이 캄캄하네요. 전 모 외국계 마케팅 대행사에서 대리로 일하고 있는 20대 후반 직장인입니다.
사건은 한 달 전쯤 금요일 밤에 터졌어요. 팀원들이랑 회식하고 차를 빼려는데, 하필 제 차 바로 옆 칸에 인사팀장 박** 씨의 제네시스가 서 있더라고요. 그런데 차 안이 좀 이상했어요. 실내등이 켜져 있었는데, 조수석에 웬 여자가 앉아 있더군요. 자세히 보니 저희 마케팅팀에서 저랑 사사건건 부딪히던 이** 대리였습니다.
솔직히 저도 사람인지라 순간적으로 욕심이 났어요. 저 둘 사이가 심장치 않다는 소문은 돌았지만, 눈앞에서 보니까 이건 무조건 증거를 잡아야겠다 싶었죠. 그래서 핸드폰을 꺼내서 몰래 찍으려는데, 하필이면 셔터 소리가 '찰칵' 하고 크게 난 거예요. 아이폰 무음 모드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박 팀장이랑 눈이 딱 마주쳤고, 전 너무 놀라서 그냥 차를 빼서 도망치듯 나왔어요. 근데 그날 밤부터 박 팀장한테 연락이 오더라고요. '정 대리, 아까 본 건 우리끼리 비밀로 하자'는 식으로요. 저도 그때 그냥 무시했어야 했는데, 마침 이 대리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있던 터라 '이 대리가 저한테 사과하게 해주시면 저도 조용히 할게요'라고 미련하게 대답해버렸습니다.
그게 화근이었을까요. 그날 이후로 박 팀장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저보고 '협박하는 거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더니, 이제는 대놓고 보복을 시작했어요. 제 업무를 하나둘씩 뺏어서 이 대리한테 넘기고, 저는 아무 의미 없는 엑셀 정리 같은 단순 반복 업무만 시킵니다. 회의에서도 대놓고 제 의견을 묵살하고요.
더 가관인 건, 저번에 제가 익명 게시판에 우리 회사에 불륜 커플 있다는 글을 올린 걸 박 팀장이 어떻게 알았는지 '허위 사실 유포로 징계위원회 회부하겠다'고 협박하고 있어요. 물론 저는 이름은 안 썼지만, 누가 봐도 본인들 이야기니까 찔렸나 보죠. 정말 억울한 건, 전 회사의 도덕적 기강을 위해 목격한 사실을 말한 것뿐인데 왜 제가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냐는 겁니다.
지금 인사팀에서는 제 근태 기록까지 쥐어짜면서 꼬투리 잡으려고 혈안이 돼 있어요. 제 소중한 커리어가 이런 파렴치한 인간들 때문에 무너지는 걸 보니 정말 피눈물이 납니다. 저 어떡하면 좋을까요? 정말 다 터뜨리고 같이 죽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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