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너무 당황해서 키보드도 제대로 못 치겠습니다. 어디다 하소연해야 할지 몰라서 여기다 적습니다. 지금 동거 중인 여자친구 고소할 생각인데 제가 예민하게 구는 건지 판단 좀 부탁드립니다.
저희 2년째 동거 중이고 내년 초 결혼하기로 해서 공동 명의 통장에 3,000만원 모아놨습니다. 근데 요새 장도 별로고 해서 제가 한방 크게 벌어보려고 그 돈을 여자친구 몰래 제 증권 계좌로 빼돌렸습니다. 그리고 레버리지 당겨서 국장에 그대로 몰빵했습니다. 수익 나면 서프라이즈로 신혼집 평수 넓혀서 들어가려고 했던 거죠.
어제 저녁에 소주 한 잔 하고 11시쯤 뻗어서 잤습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침대 머리맡에 둔 폰으로 증권 앱 켰는데 잔고가 0원인 겁니다. 거래 내역 보니까 새벽 3시 7분에 전 종목 시장가로 일괄 매도 처리가 되어 있고, 그 돈이 그대로 저희 공동 통장으로 다시 이체되어 있었습니다.
여자친구 깨워서 따지니까 자기가 했다고 당당하게 말하더군요. 제가 자는 사이에 제 엄지손가락 들어 올려서 지문 찍어 폰 잠금 풀고, 증권 앱도 지문 로그인으로 뚫어서 다 팔아버렸답니다. 왜 그랬냐고 소리 지르니까 오히려 큰소리칩니다. 제 주식 창 몰래 본 적 있는데 손실액 보고 며칠째 잠이 안 오더라, 이대로 두면 우리 결혼 자금 다 날릴 것 같아서 자기가 구제해준 거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는 사람 신체를 무단으로 가져다 써서 재산에 손을 댑니까? 이거 엄밀히 따지면 컴퓨터등사용사기 아닌가요? 제가 결혼 자금 굴린 건 미안하지만 그건 투자였고 결과가 아직 안 나왔을 뿐입니다. 근데 지문 도용은 명백한 범죄잖아요. 지금 여자친구는 미안한 기색도 없이 저를 공금 횡령범 취급하면서 파혼하자고 난리입니다. 이거 고소 가능한 거 맞죠? 너무 소름 끼치고 화가 나서 미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