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도 안 와서 여기다라도 토해냅니다. 저한테는 고등학교 1학년 뒷자리부터 10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붙어다닌 절친 A**가 있고, 3년을 결혼까지 생각하며 만난 남친 B**가 있었습니다.
A**는 제 속사정이란 속사정은 다 아는 애라 셋이서 제 방 거실에 모여 배달음식 시켜 먹거나 동네 술집 구석자리에 붙어 앉아 밤새 수다 떠는 게 일상이었어요. 전 그게 찐우정인 줄 알고 바보같이 B** 욕을 A**한테 다 풀었죠. 솔직히 B**가 그쪽으로는 영 시원찮고 월급도 쥐꼬리라 답답하다고 맨날 씹었거든요. 그런데 한 달 전 B**가 갑자기 권태기 왔다며 시간 좀 갖자더니 딱 일주일 만에 카톡 한 줄로 이별 통보를 하더군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는데 그때도 A**가 옆에서 같이 B** 쌍욕 해주며 위로해줘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다른 친구를 통해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A**랑 제 전 남친 B**가 다음 달에 결혼을 한대요. 알고 보니 제가 B**랑 사귀는 동안 이미 둘이 몰래 눈이 맞아 환승을 한 거였어요. 머리가 하얘지고 손이 떨려서 바로 A**한테 전화 걸어 울면서 따졌습니다. 제정신이냐고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고.
그랬더니 A**가 코웃음을 치면서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야, 너도 걔 지겹다고 나한테 맨날 징징대고 욕했잖아. 그 잠자리 별로고 무능력하다고 씹은 게 누구였는데? 내가 네가 버리려던 쓰레기 대신 치워준 건데 왜 난리야? 그리고 우리 결혼식 너 오면 분위기 찝찝해지니까 오지 마. 축의금도 필요 없으니까 그냥 연락 끊자."
10년 우정도 3년 사랑도 이렇게 쓰레기처럼 버려질 수 있는 건가요? 저를 무슨 찝찝한 오물 취급하며 오지 말라는 그 당당한 목소리가 귓가에서 안 떠나고 계속 맴돕니다. 이대로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요? 뭔가 되갚아주고 싶은데 제가 너무 예민한 건지 저 사람들이 진짜 괴물인 건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