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결혼식 끝낸 30대 새신부입니다 지금 공항 가는 리무진 안에서 이 글을 씁니다 신혼여행 출발도 전에 속이 뒤집혀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10년 지기 절친 □□□한테 가방순이 맡겼어요 어릴 때부터 꼼꼼하고 착해서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죠 솔직히 결혼 준비한다고 정신없어서 □□□ 밥 한끼 식권 한장 제대로 못 챙겨준 건 미안하긴 해요 근데 친구 결혼식인데 그 정도는 그냥 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평생 한 번인데
일은 폐백 끝나고 호텔 1층 로비에서 짐 정리할 때 터졌어요 제 차 뒷좌석이랑 발밑에 쇼핑백이 네다섯 개가 덕지덕지 쌓여 있었거든요 안에 제가 쓰던 보조기기랑 휴지 껌종이 같은 쓰레기도 뒤섞여 있었어요 제가 □□□한테 짐 정리 맡기면서 야 뒷석에 있는 쇼핑백들 쓰레기니까 다 버려줘 귀찮아 이렇게 딱 말했어요
근데 오늘 아침 숙소 정리하다 보니 축의금 명부 들어있던 쇼핑백이 감쪽같이 사라진 거예요 식겁해서 □□□한테 전화했더니 자기는 제가 버리라 한 쇼핑백 전부 종량제 봉투에 쓸어 담아서 아파트 분리수거장 옆 쓰레기장에 버렸다더라고요 아니 상식적으로 버리기 전에 쇼핑백 안을 한번은 들춰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 명부에 누가 얼마 냈는지 전부 적혀 있는데 이제 누구한테 얼마 갚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시댁에서는 명부 어디 갔냐고 아침부터 난리예요 제가 따지니까 □□□은 오히려 그날 밥 한술 못 뜨고 종일 뛰어다녔는데 그런 소리 듣기 싫다고 제게 고함을 지르더라고요
아무래도 □□□가 제가 잘되는 게 배 아파서 일부러 그런 것 같아요 예전부터 제가 뭐만 잘되면 은근 질투하고 삐지던 애거든요 이거 손해배상 청구 가능한가요 진짜 예의가 없어도 너무 없는 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