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너무 경황이 없어 오타가 나도 양해 부탁드려요. 20분 전에 어린이집 하원해서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쓰는 글입니다. 도저히 그냥 덮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 바로 키보드 잡았어요.
저희 애 5살인데, 교실 앞 복도에서 마주한 애 왼쪽 뺨에 시퍼런 멍이 선명하게 들어 있더라고요. 담임선생님 붙잡고 언제 다쳤냐니까 아침 등원 때는 분명 없었는데 낮잠 자고 일어나 보니 생겨 있었다, 자기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거예요. 원 안에서 다쳤는데 모른다는 말이 말이 됩니까?
바로 옆 원장실 문 열고 들어갔죠. 사과 한마디 기대했는데 원장은 책상 서랍을 뒤적뒤적하더니 동그란 쿠션 팩트 하나를 꺼내 제 앞에 툭 놓더라고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어머니, 이거 요즘 엄마들 다 쓰는 톤업 쿠션이에요. 내일 등원할 때 살짝 두드리면 다른 엄마들 아무도 모를 거예요 이러는 겁니다.
제가 그 소리 들으러 왔냐고, 애가 어디서 어떻게 다쳤는지부터 확인해달라고 따지니까 CCTV는 개인정보라 경찰 동행 없인 못 보여준다면서 오히려 저를 예민한 엄마로 몰더라고요. 제가 이상한 건가요? 아이 얼굴에 멍이 들었는데 그걸 화장으로 덮으라는 말을 교육자가 할 수 있나요? 제가 그 자리에서 휴대폰 녹음 켜니까 원장 표정이 싹 굳던데, 이거 바로 교육청에 신고해도 되는 거죠? 진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글을 올리고 커뮤니티가 들끓자마자 그날 밤 늦은 시간에 원장에게서 직접 전화가 걸려왔어요. 너무 당황해 말이 헛나갔다며 사실은 아이가 교구장에 부딪혀 생긴 멍인데 자신이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고 둘러대는데 전부 녹취해 두었습니다. 이미 변호사를 선임했고 내일 오전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기로 일정을 잡았어요. 교육청에서도 담당 장학사가 배정되었다며 곧 조사에 들어가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속이 시원한 한편 이번 주말 예정이던 아이와의 협찬 화보 촬영이 취소되어 분이 가시질 않습니다. 얼굴이 이 상태로는 촬영 자체가 불가능하니 위약금까지 원장에게 청구할 계획이에요. 원장이 건넨 그 톤업 쿠션도 성분 분석을 의뢰해 볼까 싶습니다. 아이 피부에 탈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화장으로 가리라 한 건지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