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42분, 우리 라운지가 가장 조용하고 프라이버시가 완벽하게 보장되는 시간이죠. 조명 낮추고 은은한 음악만 흐르는 룸마다 회원님들 각자 은밀한 시간을 즐기고 계셨습니다.
그때 1층 로비 유리 자동문 쪽에서 쾅쾅 두드리는 소리랑 고함이 터지더군요. 보안 요원 두 명이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데, 화장기 하나 없는 수척한 얼굴에 짝도 맞지 않는 슬리퍼를 질질 끌던 여자가 남편 이름을 악쓰며 들여보내라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여기가 동네 사랑방인 줄 아나 싶더군요.
제가 직접 내려갔습니다. 이 라운지의 품격과 회원님들의 비밀을 지키라고 고용된 총괄 매니저가 접니다. 여자는 날 보자마자 제 팔뚝을 두 손으로 꽉 붙잡고 매달리더군요. 자기 남편이 여자랑 같이 여기 들어온 걸 분명히 안다며 문 열어달라고 울부짖었습니다.
바로 뿌리쳤죠. 잡힌 손을 차갑게 털어내며 얼굴 보고 또박또박 말해줬습니다. "손 떼세요. 여긴 돈 내고 이름 올린 회원만 출입하는 프라이빗 공간이에요. 당신처럼 초대받지 않은 분이 소리 지른다고 열리는 문 아닙니다."
그랬더니 그 자리에서 무릎이라도 꿇을 듯 대성통곡을 하더군요. 근데 그 눈물이랑 제 영업이랑 무슨 상관입니까? 안쪽 룸에 계신 그 남편분은 정당한 비용 내고 정상 이용 중인 회원이고, 밖에서 소란 피우는 분은 그저 외부인일 뿐이잖아요.
제 눈엔 불륜을 잡으러 온 불쌍한 아내가 아니라 라운지 전체의 리스크를 키우는 민폐 그 자체로 보였습니다. 다른 룸 손님들까지 웅성거리기 시작해서 즉시 보안 요원들에게 지시해 건물 밖으로 모시게 했습니다. 끌려 나가며 슬리퍼 한 짝 벗겨져 맨발로 바닥을 긁는 걸 뻔히 봤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밖으로 밀어낸 뒤 마지막으로 경고했습니다. "부부싸움은 댁에서 하세요. 여기서 한 번만 더 소란 피우면 영업방해와 명예훼손으로 바로 고소 들어갑니다. 좋게 말할 때 나가세요."
얼마 안 있어 사이렌 울리며 순찰차가 오자 그제야 여자는 인도 경계석에 주저앉아 얼굴을 묻고 오열하더군요. 저는 바로 전자락 걸어 잠그고 안으로 돌아와 각 룸 돌며 손님들께 사과 인사 드리고 조명과 향 다시 세팅했습니다. 소음 차단 완료, 영업 정상화 완료. 이게 프로가 할 일 아닌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