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 그대로예요 지금 카페 구석에 앉아 있는데 너무 당황해서 키보드가 두 번씩 눌리네요 제 단짝 박 얘긴데 중학교 때부터 10년 넘게 붙어 다닌 애예요 원래 허영끼 심하고 남 눈치 많이 보는 스타일이긴 해도 그래도 선 넘을 애는 아니라고 믿었거든요
지난 12월 종강하고 학교 앞 카페에서 박이 갑자기 가방에서 견적서 같은 걸 꺼내더니 이번 방학 때 얼굴 싹 갈아엎는다고 하더라고요 연락 두절될 거니까 찾지 말라고 비장하게 선언하는데 평소 외모 콤플렉스 달고 살던 애라 그냥 그래 예뻐져서 오라 하고 넘겼죠 근데 그 뒤로 진짜 카톡 1도 안 읽고 인스타 피드 싹 밀고 잠수 타버리니까 한 달 넘어가니까 슬슬 불안해지더라고요
그러다 사흘 전이에요 빌라 1층 현관 옆에 붙어 있는 철제 우편함 확인하는데 박 이름으로 된 등기 우편이 꽂혀 있는 거예요 작년 초에 박이 집에서 쫓겨나서 한 보름 저희 집에서 얹혀살 때 전입 주소를 저희 집으로 해둔 게 그대로였나 봐요 발신인이 OO구치소 찍혀 있길래 심장이 쿵 내려앉았는데 설마 싶어서 봉투를 뜯어봤더니 영치금 납입 안내문이더라고요
그 순간 머리가 새하얘져서 그날 새벽까지 박 인스타에 태그된 사진이랑 팔로우 목록 뒤지고 건너건너 아는 애들한테 DM을 열댓 명한테 돌렸어요 결국 박이랑 같이 어울리던 무리 중 한 명이 답장 왔는데 박이 성형비 만든다고 보이스피싱 수거책 알바 뛰다가 현금 뽑는 현장에서 그대로 체포됐다는 거예요 성형한단 말은 부모님 속이려고 친 거짓말이었고 벌써 구치소에 들어간 지 한 달 다 돼간대요
제일 어이없는 건 잠수 타기 이틀 전에 박이 카톡으로 예약금 50이 모자라다며 급하게 50만 원만 빌려달라고 해서 생활비 쪼개서 보내줬거든요 그 돈이 결국 그 일에 들어갔다 생각하니까 속이 뒤집어져요 근데 박 부모님은 어디서 들었는지 저한테 전화해서 네가 소문 내서 우리 딸 인생 망쳤다며 고소한다 협박하는데 제가 뭘 잘못한 건가요 범죄자 친구 둔 제 팔자가 한심해서 미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