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기가 막혀서 미칠 것 같아 글 올립니다. 어디다 하소연할 데도 없고 속이 뒤집어져서 여기서라도 토해내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네요.
저는 오늘 2년 동안 만나던 사람이랑 완전히 정리하기로 하고 몸에 새긴 흔적을 지우러 타투 제거 병원에 갔습니다. 제 행동이 떳떳하지 않다는 건 알아요. 그래도 이제라도 가정을 지키려는 마지막 양심으로 그 지옥 같은 레이저 통증 감수하려고 예약까지 잡고 간 거였습니다.
로비 의자에 앉아 대기표를 뽑고 멍하니 기다리는데 자동문이 열리면서 너무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고개를 들자마자 피가 식었습니다. 제 남편이었습니다. 웬 젊은 여자랑 팔짱을 끼고 들어오는데 둘이 세상 다 가진 표정으로 깔깔대고 있더군요. 여자는 피부과 시술 받으러 온 차림이었고 남편은 그 여자 가방이랑 외투까지 다 들어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자상한 남자인 척 말이죠.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서 남편이랑 눈 마주칠까 봐 필사적으로 얼굴을 가리고 바로 여자 화장실 칸으로 도망쳤습니다. 문 잠그고 숨을 헐떡이면서 골반에 새겨진 내연남 이니셜 타투를 내려다보는데 눈물보다 분노가 먼저 끓더라고요. 나는 이걸 지우겠다고 아픈 돈 내가며 정리하러 왔는데, 저 인간은 내가 모르는 동안 뒤에서 저런 추잡한 짓을 버젓이 하고 다녔다는 거잖아요.
남편은 집에선 맨날 바쁘다, 피곤하다 하면서 무뚝뚝하기만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외로워서 밖으로 돈 것도 다 저 인간이 방치해서 그렇다고 합리화하며 살아왔는데, 직접 두 눈으로 저 장면을 보니까 피가 거꾸로 솟네요. 제 일은 이제 정리하는 마당인데 남편이 바람피운 건 진짜 절대 용서가 안 됩니다. 어떻게 저한테 이럴 수 있죠? 지금 당장 나가서 따져야 할까요, 아니면 시술 취소하고 뒤라도 밟아봐야 할까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이중적일 수 있는지 소름이 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