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너무 경황이 없어 오타가 나도 이해해달라는 말조차 제대로 못 쓰겠네요. 진짜 이런 일이 제 인생에 터질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예비 시어머니 처음 만났을 때 제 손을 잡고 그러더라고요. 우리 아들이랑 결혼하면 평생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꽃길만 걷게 해주겠다고요. 번화가 요지에 빌딩 몇 채 있다는 말, 그 재력 자랑하는 말투를 그대로 믿고 저는 바보처럼 다 퍼줬습니다.
부모님이 노후 대비로 모아두신 5천에 제 적금까지 탈탈 털어서 예단비로 1억을 보냈어요. 시어머니가 은근히 압박을 주더라고요. 체면이라는 게 있는데 이 정도는 해야 급에 맞지 않겠냐고요. 나중에 다 돌려줄 거라 믿고 무리해서 송금했습니다.
어제 시댁에 반찬 좀 해다 드리려고 갔는데 현관부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문짝이랑 우편함까지 새빨간 압류 딱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겁니다. 가슴이 철렁해서 안에 있던 어머님께 저게 뭐냐고 물었더니 처음엔 헤헤 웃으면서 투자금 회수가 좀 늦어져서 생긴 해프닝이라고 하더라고요. 느낌이 너무 쎄해서 바로 아는 변호사 지인한테 부탁해 등기부등본이랑 채무 내역을 떼어봤더니 사채 빚이 30억이었습니다.
더 기가 막힌 건 그 빌딩들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봤던 등본 전부 위조였어요. 그럴듯하게 편집한 종이 쪼가리 몇 장으로 저를 속인 겁니다. 제가 울면서 따지니까 태도가 돌변해서 제 무릎을 붙잡고 통곡을 하더라고요. 네가 우리 집안을 살릴 복덩이라고, 그 예단비로 급한 불은 껐으니 나머지는 아들이랑 같이 갚아나가면 된다고요.
제 예비 남편은요? 옆 거실에서 이어폰 꽂고 게임만 하고 앉아 있습니다.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얼굴로 입 꾹 닫고요. 대기업 대리 연봉 높은 저를 그냥 월급 기계로 보고 작정하고 덤빈 겁니다. 30억을 같이 갚자고요? 이게 사람이 할 소립니까. 제가 당장 파혼하겠다고 하니까 시어머니가 제 뺨을 때리면서 어디 귀한 집 아들 앞길을 막느냐고 고함을 지르더라고요. 너무 무섭고 떨려서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습니다. 어떡해야 할까요.